제가 키우고 있는 아주아주 귀요미 강아지가 있습니다. 이 아이는 작년, 그러니까 2023년 1월 저에게 처음 찾아왔습니다.
온통 새까만 털 속에 또 그만큼 까만 눈동자를 가진 아이입니다.
이 아이가 우리집 귀요미 레오입니다. 아주 장난꾸러기랍니다.
1월에 처음 제게 왔던 아이가 본격적으로 우리 집에서 같이 살게 된 건 2월 중순경이었습니다. 이제 막 첫돌이 지난 즈음에 중성화수술을 해서 몸에 붕대를 감은 채 찾아왔을 땐 어찌나 안쓰럽던지......,
아마도 그게 딸내미의 수법이었나 봅니다. 엄마한테 맡기려고.
오늘 문득 그때 수술한 병원의 약 봉투에 인쇄되어 있던 '반려동물이 주인에게 바라는 10계'가 생각나서 메모해 뒀던 걸 찾아 적어봅니다.
반려동물이 주인에게 바라는 10계
1. 제 수명은 10년에서 15년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어떤 시간이라도 당신과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은 슬픈 일입니다. 저를 입양하기 전에 꼭 그것을 생각해 주세요.
2. 제 가 당신이 바라는 것을 이해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3. 저를 믿어주세요. 그것만으로 저는 행복합니다.
4. 저를 오랫동안 혼내거나, 벌주려고 가두지 말아 주세요. 당신에게는 일이나 취미가 있고, 친구도 있으시겠죠. 하지만, 저에게는 당신밖에 없습니다.
5. 가끔은 저에게 말을 걸어주세요. 제가 당신의 말뜻은 이해하지 못한다 해도, 제게 말을 건네는 당신의 목소리는 알 수 있습니다.
6. 당신이 저를 함부로 다루고 있지는 않은지 가끔씩 생각해 주세요. 저는 당신의 그런 마음을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7. 저를 때리기 전에 생각해 주세요. 제게는 당신을 쉽게 상처 입힐 수 있는 날카로운 이빨이 있지만, 저는 당신을 물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8. 제 행동을 보고, 고집이 세다, 나쁜 녀석이다라고 하기 전에 왜 그랬을까를 먼저 생각해 주세요. 무엇을 잘못 먹은 건 아닌지, 너무 오래 혼자 둔 건 아닌지, 나이가 들어 약해진 건 아닌지 등등
9. 제가 늙어도 돌봐 주세요. 당신과 함께 나이 든 것입니다.
10. 제게 죽음이 다가올 때, 제 곁에서 지켜봐 주세요. 제가 죽어가는 것을 보기 힘들다거나, 제가 없이 어떻게 사냐고는 제발 말하지 말아 주세요.
그리고...... 그저 잊지만 말아 주세요. 제가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아아, 가슴이 뭉클합니다. 우리 귀요미에겐 제가 절대자이겠지요?